시편 77편 1-9절 (개역개정) 말씀 본문입니다.
시편 77편 (아삽의 시, 인도자를 따라 여두둔의 법칙에 따라 부르는 노래)
- 내가 내 음성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으리니 내 음성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으면 내게 귀를 기울이시리로다
- 의 환난 날에 내가 주를 찾았으며 밤에는 내 손을 들고 거두지 아니하였나니 내 영혼이 위로 받기를 거절하였도다
- 가 하나님을 기억하고 불안하여 근심하니 내 심령이 상하도다 (셀라)
- 께서 내가 눈을 붙이지 못하게 하시니 내가 괴로워 말할 수 없나이다
- 가 옛날 곧 지나간 세월을 생각하였사오며
- 에 부른 노래를 내가 기억하여 내 심령으로, 내가 내 마음으로 간구하기를
- 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 의 인자하심은 영원히 끝났는가, 그의 약속하심도 영구히 폐하였는가,
- 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 하였나이다 (셀라)
시편 77편 1-9절 말씀은 시인이 깊은 고난과 절망 속에서 하나님을 찾으며 고뇌하는 내면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본문입니다.
본문 요약
시편 77편 1-9절은 고통 중에 있는 시인의 절규와 고뇌를 담고 있습니다. 시인은 밤낮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지만, 그 마음은 여전히 불안과 고통으로 가득합니다. 그는 위로받기를 거부하고, 하나님을 기억할수록 오히려 더욱 괴로워합니다. 잠 못 이루는 밤에 그는 과거의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행적을 떠올리며, 동시에 현재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다음과 같은 근원적인 질문들을 던집니다. “주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그의 인자하심은 영원히 끝났는가? 그의 약속하심도 영구히 폐하였는가? 하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 이 질문들은 시인의 깊은 고뇌와 신앙적 회의를 드러내며, 하나님의 성품과 언약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신학적 해석
시편 77편 1-9절은 여러 중요한 신학적 함의를 담고 있습니다.
1. 고난 속 인간의 실존적 절규
본문은 인간이 고난 앞에서 느끼는 실존적인 절망과 회의를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시인은 자신의 고통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 고통을 하나님께 직접적으로 토로합니다. “내 영혼이 위로받기를 거절하였도다”, “내가 하나님을 기억하고 불안하여 근심하니 내 심령이 상하도다”와 같은 표현은 고통이 얼마나 깊은지를 나타냅니다. 이는 신앙인이 고통 속에서도 모든 감정을 하나님께 정직하게 아뢰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과 절규를 들으시고 이해하시는 분임을 시사합니다.
2. 하나님의 침묵과 신앙의 위기
시인의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는 하나님의 침묵입니다. 그는 부르짖어도 응답이 없는 듯한 상황 속에서 깊은 회의에 빠집니다. “주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라는 질문들은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언약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는 신앙의 여정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어두운 밤’**과 같습니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 같고, 내 기도를 듣지 않으시는 것 같은 영적인 침체기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 자체가 시인이 여전히 하나님을 찾고 있다는 증거이며, 믿음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하나님의 속성에 대한 질문
시인은 하나님의 인자하심(헤세드), 은혜, 약속, 긍휼이라는 핵심적인 속성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질문합니다. 이는 단순히 감정적인 울부짖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본질에 대한 신학적인 씨름입니다. 그는 과거에 경험했던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구원을 기억하고 있지만, 현재의 고난이 너무 커서 그러한 속성들이 자신에게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느낍니다. 이는 하나님이 변하셨을 리 없지만, 인간의 제한된 이해와 경험 속에서는 하나님의 역사를 다 헤아릴 수 없다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결국, 이 질문들은 시인이 하나님의 변치 않는 속성을 다시금 확인하고 싶어 하는 갈망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4. 과거의 회상과 믿음의 싸움
시인이 밤에 옛날과 지나간 세월을 기억하며 노래를 떠올리는 것은 과거의 은혜로운 경험을 통해 현재의 절망을 극복하려는 시도입니다. 출애굽과 같은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역사를 상기하는 것은 믿음이 흔들릴 때 붙잡을 수 있는 굳건한 닻과 같습니다. 이는 신앙인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과거에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셨던 은혜와 응답을 기억함으로써 다시금 소망을 가질 수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고난 속에서 믿음의 싸움을 벌이는 시인의 모습은, 우리가 이성을 넘어선 믿음으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붙잡아야 함을 시사합니다.
깊이 있는 묵상
시편 77편 1-9절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본문입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시인과 같이 하나님께 부르짖지만 응답이 없는 듯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밤잠을 설칠 정도로 괴롭고, 누구에게도 위로받을 수 없는 깊은 절망감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간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우리는 시인처럼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정말 하나님이 나를 버리신 건가? 내게 주셨던 약속들은 다 거짓이었나? 더 이상 하나님의 사랑을 기대할 수 없는 건가?”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더 깊은 믿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시인은 단순히 절망 속에서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절망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그의 질문들은 불신앙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갈망의 표현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성품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역설적으로 그 하나님의 성품만이 자신의 유일한 소망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본문을 통해 고통 속에서 정직하게 하나님께 나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감정을 억누르거나 가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아픔과 의심을 하나님 앞에 내어놓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어떠한 감정이나 질문도 외면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 모든 것을 들으시고 이해하십니다.
또한, 시인이 과거를 회상하며 하나님의 크신 행적을 기억하려 애썼듯이, 우리도 삶의 고난 앞에서 과거에 우리에게 베푸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되새겨야 합니다. 우리가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이 어떻게 역사하셨는지, 어떻게 우리를 구원하시고 인도하셨는지를 기억하는 것은 현재의 고통을 이겨낼 힘이 됩니다. 지금은 하나님의 뜻을 다 이해할 수 없더라도, 그분의 신실하심과 변치 않는 사랑을 신뢰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시인은 9절에서 “하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 하였나이다”라고 질문합니다. 이 질문은 궁극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확신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당신의 은혜와 긍휼을 잊으시거나 그치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의 고난 속에서도 그분은 여전히 우리를 붙들고 계시며, 마침내 그분의 선하신 뜻을 이루실 것입니다. 이 본문은 우리가 고통의 한복판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붙들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기도문
사랑과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시편 77편 1-9절의 말씀을 통해 저의 심령을 돌아봅니다. 시인이 밤낮으로 주님께 부르짖어도 위로받지 못하고, 오히려 주님을 기억할수록 근심과 불안에 사로잡혔던 것처럼, 저 또한 삶의 고난 앞에서 깊은 절망과 고통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주님, 때로는 저의 영혼이 위로받기를 거절하고, 주님의 침묵 속에 홀로 남겨진 듯한 외로움을 느낍니다. 잠 못 이루는 밤, 괴로움에 말조차 할 수 없을 때, 저의 마음은 깊은 의문과 회의로 가득 차기도 합니다.
“주께서 영원히 저를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주님의 인자하심이 영원히 끝났는가? 주님의 약속이 영구히 폐하였는가? 하나님이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긍휼을 그치셨는가?” 시인의 이 질문들이 마치 저의 마음속 외침과 같습니다. 주님, 저의 어리석고 연약한 믿음이 흔들릴 때마다, 주님의 신실하심을 의심하는 죄를 범할 때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주님, 시인이 과거의 세월과 밤에 부른 노래를 기억하며 다시금 주님을 향해 나아갔듯이, 저 또한 주님께서 과거 저의 삶에 베풀어주셨던 수많은 은혜와 구원의 손길들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제가 절망의 깊은 골짜기에 있을 때마다 주님께서 저를 건지시고 위로하셨던 그 순간들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주님, 제가 지금 이해할 수 없는 고통과 침묵의 시간 속에서도, 주님은 결코 변치 않으시는 하나님이심을 믿습니다. 주님의 인자하심은 영원하며, 주님의 약속은 결코 폐해지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주님은 저희에게 베푸실 은혜를 결코 잊지 않으시며, 당신의 자녀를 향한 긍휼을 그치지 않으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심을 믿습니다.
저의 마음속 깊은 고뇌와 질문들을 주님 앞에 솔직하게 내어놓습니다. 저의 모든 불안과 두려움을 주님께 맡겨드립니다. 시편 기자가 마침내 주님의 위대하심을 깨달았듯이, 저 또한 이 고난의 과정을 통해 주님을 더욱 깊이 알아가고, 주님의 변함없는 사랑과 신실하심을 온전히 신뢰하게 하옵소서.
주님의 평안과 위로가 저의 상한 심령을 감싸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