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에스겔 18:1~20 (개역개정) 본문입니다:
에스겔 18장 1~20절 (개역개정)
1 여호와의 말씀이 또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2 너희가 이스라엘 땅에 대하여 이르기를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아들들의 이가 시다 하는 속담이 어찌하여 너희 가운데서 쓰이느냐
3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가 나의 삶을 두고 맹세하노니 너희가 이스라엘 가운데에서 다시는 이 속담을 쓰지 못하게 되리라
4 모든 영혼이 다 내게 속한지라 아버지의 영혼이 내게 속함 같이 그의 아들의 영혼도 내게 속하였나니 범죄하는 그 영혼은 죽으리라
5 사람이 의로워서 법과 정의를 따라 행하며
6 산 위에서 먹지 아니하며 이스라엘 족속의 우상에게 눈을 들지 아니하며 이웃의 아내를 더럽히지 아니하며 월경 중에 있는 여인을 가까이 하지 아니하며
7 사람을 학대하지 아니하며 빚진 자의 전당물을 돌려주며 강탈하지 아니하며 양식을 주려는 자에게 양식을 주며 헐벗은 자에게 옷을 입히며
8 변을 위하여 꾸이지 아니하며 이자를 받지 아니하며 손을 금하여 죄를 짓지 아니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실하게 판단하며
9 내 율례를 따르며 내 규례를 지켜 진실하게 행할진대 그는 의인이니 그는 반드시 살리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10 그러나 그가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 강포하여 피를 흘리거나 그 형제 중의 어떤 것 하나라도 행하지 아니하고
11 오히려 산 위에서 먹으며 그의 이웃의 아내를 더럽히며
12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학대하며 강탈하며 전당물을 돌려주지 아니하며 우상에게 눈을 들며 가증한 일을 행하며
13 변을 위하여 꾸이고 이자를 받으리라 그는 살지 못하리니 이 모든 가증한 일을 행하였은즉 반드시 죽을 것이요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
14 또 그가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그의 아버지가 행한 그 모든 죄를 보고 두려워하여 그대로 행하지 아니하고
15 산 위에서 먹지도 아니하며 이스라엘 족속의 우상들에게 눈을 들지도 아니하며 그의 이웃의 아내를 더럽히지도 아니하며
16 사람을 학대하지도 아니하며 전당물을 잡지도 아니하며 강탈하지도 아니하며 주린 자에게 자기의 양식을 주며 헐벗은 자에게 옷을 입히며
17 손을 사람에게서 거두어 학대를 당하게 하지 아니하며 변이나 이자를 받지도 아니하며 내 규례를 행하며 내 율례를 지켜 행하리라 그는 그의 아버지의 죄악으로 죽지 아니하고 반드시 살리라
18 그의 아버지는 심히 학대하고 그 형제에게 강탈하며 자기 민족 중에서 선을 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그는 그의 죄악으로 죽으리라
19 그런데 너희는 이르기를 아들이 어찌 아버지의 죄를 담당하지 아니하겠느냐 하는도다 아들이 법과 정의를 행하며 내 모든 율례를 지켜 행하였으면 그는 반드시 살리라
20 범죄하는 그 영혼은 죽을지라 아들은 아버지의 죄악을 담당하지 아니할 것이요 아버지는 아들의 죄악을 담당하지 아니하리니 의인의 의는 자기에게로 돌아가고 악인의 악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
이 본문은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는다”라는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 원리를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에스겔 18:1–20을 바탕으로 한 본문 요약, 신학적 해석, 관련 말씀, 깊이 있는 묵상, 그리고 기도문
1) 본문 요약
에스겔 18:1–20은 바벨론 포로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즐겨 쓰던 속담—“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아들들의 이가 시다”—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하나님 나라의 법정에서 각 사람은 자기 죄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원리를 선포합니다.
먼저(1–4절), 하나님은 “모든 영혼이 다 내게 속하였다”고 선언하십니다. 아버지의 영혼도, 아들의 영혼도 하나님께 속하였으므로 누구도 자신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할 수 없습니다. 결론은 분명합니다. “범죄하는 그 영혼은 죽으리라.”
이어서(5–9절), 의인의 구체적 삶을 묘사합니다. 산당에서 제사하지 않고 우상을 바라보지 않으며, 성적 순결을 지키고, 이웃을 학대하지 않고, 담보물을 제때 돌려주며, 굶주린 자에게 양식을 나누고, 헐벗은 자를 입히고, 고리이자나 착취로 이득을 취하지 않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를 공정하게 판단하고, 하나님의 율례와 규례를 따라 진실하게 행하는 자—그는 의인이며 반드시 산다고 하십니다.
그러나(10–13절), 의인의 아들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의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 아들이 강포하고, 피 흘리며, 우상에게 눈을 들고, 약자를 학대하고, 담보물을 돌려주지 않고, 고리로 빌려주며, 가증한 일을 행한다면 그는 살지 못합니다. “그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는 말은 죄의 형벌이 전가되지 않고 자기에게 귀속됨을 뜻합니다.
다시(14–18절), 악인의 아들이라고 해도 자동으로 악인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버지의 죄악을 보고 두려워하며 그 길을 따르지 않고, 우상을 섬기지 않으며, 이웃을 더럽히지 않고, 약자를 학대하지 않고, 굶주린 자에게 양식을 주고 헐벗은 자를 입히며, 고리·이자를 취하지 않고, 하나님의 규례와 율례를 순종한다면 그는 살 것입니다. 반대로, 악한 아버지는 자신의 죄로 인해 죽습니다.
마지막(19–20절), 백성의 반문—“아들이 어찌 아버지의 죄를 담당하지 아니하겠느냐?”—에 하나님은 다시 한 번 분명히 응답하십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죄를, 아버지는 아들의 죄를 담당하지 않습니다. 의인의 의는 그 자신에게, 악인의 악은 그 자신에게 돌아갑니다. 본문은 세대 간 연좌적 책임을 부정하고, 하나님 앞에서의 개별적 도덕 책임을 일관되게 확인합니다.
2) 신학적 해석
(1) 언약 백성의 법정: “하나님께 속한 영혼”
“모든 영혼이 다 내게 속하였다”(4절)는 선언은 하나님의 보편적 주권을 확증합니다. 이 말은 형벌이 무작위로 분배되지 않음을 뜻하는 동시에, 구원의 기준과 심판의 기준이 하나님께서 정하신 공의의 질서 위에 있음을 밝힙니다. 삶과 죽음, 복과 화가 인간의 출생, 계급, 가문의 공로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하게 천명합니다.
(2) ‘연대성’과 ‘개별성’의 조화
성경은 한편으로 공동체적 연대와 세대 간 영향(가정·사회 구조)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에스겔 18장은 **형벌의 ‘법적 책임’**은 개별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출애굽기 20장의 “삼사 대에 이르게 하리라”는 말씀은 우상숭배가 세대를 거쳐 영향을 미치는 ‘결과의 확장성’을 말할 뿐, 무고한 후손에게 법적 죄책을 전가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에스겔 18장은 이런 오해를 바로잡아, 영적·도덕적 책임의 귀속 주체는 개인임을 명료히 합니다.
(3) 구원론적 시사: 회개 가능성과 새 길
1–20절은 책임의 원리를 밝히는 서론부입니다. 뒤이은 본문(동 장 후반)은 악인이 돌이키면 살고, 의인이 돌이켜 악을 행하면 죽는다는 ‘현재적 회개’의 원리를 강조합니다. 즉, 하나님은 과거의 가문이나 이력보다 지금 여기에서의 순종과 회개를 보십니다. 구원은 혈통과 전통의 자동권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현재적 믿음과 삶의 선택 속에 드러납니다.
(4) 의인의 윤리: 경건과 사회정의의 통전성
5–9절의 목록은 경건(우상 금지, 성적 거룩)과 사회정의(약자 보호, 공정한 재판, 경제적 착취 금지)가 결코 분리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 앞의 의는 예배당 안에서만 측정되지 않으며, 경제적 관계와 공적 영역의 공의 실천까지 포함합니다. 고리이자, 담보 악용, 강탈의 금지는 신앙이 구체적 생활윤리로 구현되어야 함을 가르칩니다.
(5) 법정적·언약적 책임 귀속
“그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13절)는 공식은 법정적 선언입니다. 죄의 대가가 타자에게 이전되지 않고 자기에게 귀속된다는 뜻입니다. 이는 무책임의 문화—‘내 탓이오’ 대신 ‘남 탓이오’를 습관화하는 문화—를 해체합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진정한 자유는 책임의 수용에서 시작됩니다.
(6)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복음적 균형
본문은 부모의 영향력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영향력이 결정론은 아님을 말합니다. 악한 가정에서도 의로운 선택이 가능하고, 경건한 가정에서도 타락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앙의 유산은 ‘강제적 DNA’가 아니라 모범과 교육, 그리고 각 개인의 응답으로 이어집니다.
3) 관련 말씀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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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24:16: “아버지는 자녀들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요…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 — 에스겔 18장의 원리를 선행하여 규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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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야 31:29–30: “신 포도” 속담을 언급하며, 각 사람의 죄책이 본인에게 돌아감을 재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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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19:9–18: 이웃 사랑과 사회적 약자 보호의 규례—의인의 윤리가 개인 경건과 사회 정의를 포괄함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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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25장: 고리대금 금지와 희년 질서—경제 영역에서의 공의와 해방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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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62:12: “주여 인자함은 주께 속하오니…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심이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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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 24:12: 마음을 감찰하시는 하나님—숨긴 동기까지 심판하시는 공의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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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후서 5:10: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드러나 각각 선악 간에…”—신약적 개인 책임의 연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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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2:6: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그 행한 대로 보응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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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9:2–3: 날때부터 맹인 된 자에 관한 질문에 예수께서 책임 전가의 프레임을 거부하시고 하나님의 일을 드러내려 하심을 선포—고난을 즉각적 형벌과 단순 연결하지 말라는 교훈.
4) 깊이 있는 묵상
(1) 속담의 유혹과 신앙의 성숙
“신 포도” 속담은 피해자 의식과 운명론을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우리는 때로 “가정이 이래서, 시대가 이래서, 시스템이 이래서”라며 책임을 외부로 밀어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책임적 인격으로 부르십니다. 신앙의 성숙은 ‘환경 탓’에서 ‘하나님 앞의 나’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데서 시작됩니다.
(2) 구조의 문제와 개인의 책임을 함께 붙들기
에스겔 18장은 개인 책임을 강조하지만, 성경 전체는 불의한 구조를 간과하지 않습니다. 참된 신앙은 구조를 변혁하려는 공적 헌신과, 그 구조 속에서도 의를 선택하려는 개인 결단을 함께 요구합니다. 둘 중 하나만 붙들면 율법주의나 숙명론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3) 경제 윤리의 시험대
본문은 고리와 담보, 강탈, 재판의 공정성 등 경제적 사안을 여러 번 언급합니다. 오늘날로 치면 갑을 관계, 금융 상품의 불투명성, 노동의 정당한 대가,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공정성까지 포괄할 수 있습니다. 신자는 수익 극대화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라는 기준으로 경제 활동을 분별해야 합니다.
(4) 가정사(家政史)와 영적 유산
우리의 가정사는 축복이기도 하고 상처이기도 합니다. 본문은 상처의 대물림을 숙명이 아니라 결단의 영역으로 초대합니다. 악한 아버지의 길을 보았던 아들이 경외함으로 돌이켜 다른 길을 선택하듯(14–17절), 성령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영적 대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경건한 가정의 자녀라도 자기 신앙을 사유화하지 않으면 손쉽게 형식주의에 빠질 수 있습니다.
(5) 부끄러움과 죄책, 그리고 복음의 길
책임을 인정하면 수치심이 올라옵니다. 그러나 수치는 관계를 끊고 숨게 만들지만, 복음은 죄책을 다루어 관계를 회복시킵니다. 에스겔 18장은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을 고백하는 자리로 우리를 이끌고, 복음은 그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대속을 통하여 새 출발의 길을 열어 줍니다. 책임의 수용은 정죄의 종착역이 아니라 은혜의 출발점입니다.
(6) 지금 여기의 선택
하나님은 과거를 묻기보다 현재의 순종을 보십니다. 과거의 영광에도, 과거의 실패에도 매이지 말고 오늘의 의를 선택합시다. 오늘 누군가에게 양식을 나누고, 불공정한 이익을 거절하고, 말 한마디를 공의롭게 하며, 은밀한 자리에서 우상의 유혹(권력·쾌락·탐욕)을 끊어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살리라”는 약속이 열리는 길입니다.
(7) 공동체의 문화 만들기
교회와 신앙 공동체는 ‘책임 전가’의 속담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언어 문화를 세워야 합니다. 실패를 투명하게 고백하고, 연약한 자를 정죄보다 회복으로 이끄는 복음적 안전지대를 만들 때, 개인 책임과 공동체 연대는 서로를 강화하게 됩니다.
5) 적용을 돕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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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어떤 문제를 ‘신 포도’의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까? 하나님 앞에서 내가 책임질 ‘한 걸음’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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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제적 선택(소비, 투자, 계약, 고용·노무, 데이터 사용) 가운데, 하나님의 공의 앞에서 재정비해야 할 관행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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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상처나 습관 중에서, 성령의 도우심으로 오늘 끊어야 할 고리는 무엇입니까? 그 결단을 돕기 위해 공동체에 어떻게 요청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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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가정·공동체에 물려줄 의(義)의 유산은 무엇입니까? 오늘 그 씨앗을 어떻게 심겠습니까?
6) 기도문
자비와 공의가 완전하신 하나님 아버지,
에스겔을 통해 들려주신 말씀으로 제 마음의 구실과 변명을 멈추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모든 영혼이 다 내게 속하였다” 하신 주님 앞에, 저는 더 이상 환경과 과거, 타인의 탓 뒤에 숨지 않겠습니다. 범죄하는 그 영혼은 죽으리라 하신 말씀 앞에서 제 책임을 직면합니다.
주님, 저의 우상숭배를 끊어 주옵소서. 보이지 않는 산당—명예와 성취, 쾌락과 소유—에 눈을 들던 습관을 내려놓게 하시고, 은밀한 자리에서 거룩과 순결을 지키게 하옵소서. 약자를 외면하고, 담보와 규정을 악용하여 이익을 취하려 했던 교만을 회개합니다. 굶주린 자에게 양식을, 헐벗은 자에게 옷을, 억울한 자에게 공정한 판단을 돌려드리는 삶으로 인도해 주옵소서.
주님, 악한 가정의 전통과 사회의 왜곡이 제게 미친 영향이 크다 해도, 그 어둠이 제 선택을 결정하지 못하도록 성령의 능력을 부어 주옵소서. 아버지의 죄악을 보고 두려워하며 다른 길을 택한 아들처럼, 오늘 새로운 길을 걷게 하옵소서. 또한 경건한 전통에 안주하여 형식만 남지 않도록, 매일 새롭게 주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주옵소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의지합니다. 제 죄의 피가 제게로 돌아가야 마땅하오나, 주님께서 그 피를 친히 흘려 주셨음을 믿습니다. 그 은혜로 담대히 책임을 수용하고, 동시에 기쁨으로 순종하는 자유를 누리게 하옵소서.
오늘 제 말 한마디, 제 한 번의 선택, 제 한 통의 메시지와 한 건의 계약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공의와 인자하심이 흐르게 하옵소서. 우리 공동체가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회개와 회복을 격려하는 복음의 문화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7) 한 문장 묵상
“하나님 앞에서의 자유는, 책임을 수용하는 데서 시작된다.”
8) 마무리 노트
에스겔 18:1–20은 ‘연좌적 운명’ 아래서 낙담한 백성에게 책임의 복음을 들려줍니다. 각 사람은 하나님께 직접 서며, 바로 그 자리에서 은혜와 공의가 만납니다. 오늘, 그 하나님 앞에서 나의 선택을 새롭게 하십시오. “살리라”는 약속은 현재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