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3장 9절부터 20절까지의 개역개정 본문을 적어드리겠습니다.


로마서 3:9~20 (개역개정)

9 그러면 어떠하냐 우리는 나으냐 결코 아니라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죄 아래에 있다고 우리가 이미 선언하였느니라

10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11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12 다 치우쳐 함께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13 그들의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혀로는 속임을 일삼으며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14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고

15 그 발은 피 흘리는 데 빠른지라

16 파멸과 고생이 그 길에 있어

17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하였고

18 그들의 눈앞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느니라 함과 같으니라

19 우리가 알거니와 무릇 율법이 말하는 바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 말하는 것이니 이는 모든 입을 막고 온 세상으로 하나님의 심판 아래에 있게 하려 함이라

20 그러므로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


 

본문 요약 — 로마서 3:9–20 (개요와 핵심 메시지)

 

바울은 먼저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월한가?”(3:9)라는 수사적 질문은 곧바로 답해집니다: 결코 그렇지 않다.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모두 죄 아래에 놓여 있음을 선언합니다. 이어서 바울은 “기록된 바”라며 구약의 말씀들을 열거하는데(3:10–18), 그 말씀들은 인간의 도덕적 타락과 영적 무능을 적나라하게 보여 줍니다 — 의인은 하나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가 없으며, 말과 행위가 부패하여 평강을 알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바울은 율법의 역할을 명확히 합니다(3:19–20). 율법은 사람들을 ‘정죄’하려는 데 말하고, 사람을 의롭다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율법은 죄를 깨닫게 하는 기능을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요약하자면 이 본문은 “죄의 보편성(모든 사람이 죄인임)”과 “율법의 기능(구원 수단이 아니라 죄를 드러내는 거울)”을 통해 인간이 스스로 의로워질 수 없음을 보여 주고, 따라서 복음에 의한 구원이 필요함을 정당화하는 도입 구절입니다.


신학적 해석 (핵심 주제와 의미)

  1. 죄의 보편성 (Universality of Sin)
    바울은 ‘유대인’과 ‘헬라인’(이방인)을 동시에 겨냥합니다. 특정 집단만이 아니라 모든 인류가 하나님 앞에서 책임 소재를 가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는 인간의 본성(죄성)이 개인적·문화적 배경을 초월해 보편적으로 작동함을 가리킵니다.
  2. ‘기록된 바’와 구약 인용의 목적
    바울은 구약의 언어들을 불러오며(시편·선지서 등), 청중과 공통의 권위를 지닌 성경을 통해 자신의 논지를 보강합니다. 이는 유대적 독자에게 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 “성경이 말한 바”라면 변명할 여지가 없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3. 율법의 기능: 정죄의 칼인가, 거울인가?
    3:19–20에서 바울은 율법의 목적인 ‘사람을 하나님의 심판 아래에 두는 것’을 말합니다. 율법은 죄를 제거하거나 의롭게 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죄를 드러내고 사람의 입을 막아 모든 사람이 심판 아래 있음을 알게 합니다. 신학적으로는 율법은 “구원의 도구”가 아니라 “죄를 계시하는 도구(거울)”라는 이해가 핵심입니다.
  4. 율법과 복음의 관계를 준비함
    이 본문은 곧 이어지는(3:21–26) ‘의는 믿음으로 말미암음’의 선언을 위한 전제로 기능합니다. 먼저 인간의 무능(율법으로는 의롭다 함 얻을 수 없음)을 확인해야, 믿음으로 주어지는 하나님의 의가 더욱 극명해집니다.
  5. 언어의 비유와 도덕적 평가
    바울이 사용하는 표현들(“목구멍은 열린 무덤”, “혀로 속임”, “독사의 독”)은 구체적이면서도 극적입니다. 이런 묘사는 말(언어)과 행위의 악함을 동시에 드러내며, 죄는 단지 행동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말과 생각까지 포함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참조: 마태 15:18–19).

본문이 우리에게 주는 신학적·목회적 함의

  • 겸손과 자복: 모든 사람이 죄 아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은 영적 교만을 깨뜨립니다. 자기 의(自義)를 포기하는 겸손이 복음의 문을 열어 줍니다.
  • 율법의 재위치: 율법을 믿음의 대체물로 삼는 모든 시도는 본문에 의해 부정됩니다. 율법은 윤리적 지침이자 하나님의 거룩성을 드러내는 반면, 구원은 하나님이 주시는 의입니다.
  • 복음 선포의 긴급성: 모든 사람이 심판 아래 있다는 선언은 복음의 필요성을 촉구합니다. 이는 전도와 선교의 신학적 기반이 됩니다.
  • 말의 윤리: 바울이 말의 폐해를 지적하는 것은 오늘날의 말 문화, 소셜미디어, 험담 문화에 대한 성찰로 연결됩니다. 그리스도인은 입과 혀를 돌아봐야 합니다(야고보서의 가르침과 연결).

관련 말씀 구절 (비교 · 묵상용 목록)

바울의 논맥과 신학적 연결고리

  • 로마서 1:18–32 — 인간의 죄성과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초기 진술
  • 로마서 3:21–26 —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복음의 핵심 응답)
  • 로마서 5:12–21 — 아담과 그리스도를 통한 죄와 은혜의 대조
  • 갈라디아서 2:16 — “율법의 행위로 말미암음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 에베소서 2:8–9 — 은혜와 믿음으로 말미암는 구원

구약의 병행·참조 (바울이 ‘기록된 바’로 인용한 전통과의 연계)

  • 시편 14편·53편 — “의인은 없다”의 선언과 유사한 진술
  • 시편 140편(특히 악인의 혀 묘사) — 혀와 말의 독성에 대한 묘사
  • 이사야 59장 — 불의와 거짓의 사회적 묘사(일부 구절과 정서적 연결)

실천적·윤리적 보완 구절

  • 야고보서 3장 — 혀의 힘과 책임
  • 마태복음 15:18–20 — 마음에서 나오는 악한 말과 행위
  • 시편 51편 — 죄의 고백과 회복의 기도 (죄를 자백하고 회복받는 모델)

(참고: 위 목록은 본문과 신학적·문학적으로 연결되는 대표 구절들입니다. 묵상 시 각 구절을 직접 읽으며 본문과 대조해 보시길 권합니다.)


깊이 있는 묵상 (개인적 적용을 위한 가이드)

  1. 텍스트를 마음에 새기기
    먼저 로마서 3:9–20을 천천히 여러 번 읽으십시오. 각 구절에서 ‘나’를 향해 질문하는 표현(“우리는 나으냐?”)과 ‘모두’라고 말하는 포괄성에 주목하세요. 어디에서 나는 변명하거나 자기정당화를 시도하는가?
  2. 내면의 거울로서 율법
    율법은 ‘행동의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마음의 거울’입니다. 내가 율법을 대할 때, 그것이 나를 정죄하는 경험으로 다가오는지, 아니면 나를 복음으로 이끄는 거울로 다가오는지를 살피세요. 율법은 나를 비참하게 만들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나로 하여금 도움이 필요함을 깨닫게 하기 위해 있습니다.
  3. 말의 자리에 서서 반성하기
    바울이 특히 말(혀, 입)을 지적하는 것을 유심히 보십시오. 최근 일주일 동안 내 말이 타인을 깎아내리거나 속임수에 의해 이루어진 적은 없었는가? 내 대화가 은혜와 진리를 반영하는가, 아니면 파괴적이고 분열적인가?
  4. 공동체적 관점
    바울은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공동체적 상태를 지적합니다. 교회와 사회 가운데 정의와 평강이 사라졌다면, 그 원인 가운데 내 몫은 없었는지 성찰하십시오. 또한 교회가 죄를 드러내는 역할(율법의 기능)과 동시에 복음을 선포하는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는지 묵상하세요.
  5. 복음으로의 초대
    마지막으로, 이 본문은 절망이 아닌 복음으로의 초대입니다. 죄의 보편적 진단은 은혜의 보편적 공급을 필요로 합니다. 로마서 3장 다음의 말씀들(3:21–26)을 읽으며 하나님의 의와 구속의 길을 붙들어 보십시오.

묵상 질문 (기도 독서 중 사용)

  • 나는 어떤 방식으로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는가?
  • 최근에 내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적은 없는가?
  • 율법이 내게 ‘정죄’로서 작용할 때, 나는 어떤 반응(부인, 수치, 회피)을 보이는가?
  • 오늘 내가 드러내야 할 고백은 무엇인가?

기도문 (본문을 바탕으로 한 고백 · 간구)

전능하신 하나님,
주께서 의롭고 거룩하심을 찬양합니다. 주는 참되신 심판자이시며 우리의 말과 생각과 길을 꿰뚫어 보시는 분이십니다. 저는 주 앞에 서서 고백합니다. 주님, 저는 스스로 의롭다 할 수 없습니다. 제 마음과 입술과 행위 가운데 주 뜻을 어긴 것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진리를 감추고, 때로는 다른 이의 약함을 이용하며, 때로는 제 이익을 위해 거짓과 속임수를 뒤섞었습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주님, 율법으로 저를 살릴 수 없음과 동시에 율법이 제 죄를 드러내는 거울임을 깨닫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연약함을 숨기지 못하게 하시고, 제 자랑과 변명들을 빼앗아 가소서. 진정한 회개를 주시고, 당신의 은혜를 믿음으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말미암아 새롭게 하시고, 저를 하나님의 의로 옷 입히시며 정죄에서 건져 주십시오. 성령님, 제 혀를 다스리시고 제 생각을 새롭게 하셔서, 제 말이 생명을 빚고 평강을 이루게 하소서. 교회가 진실로 복음을 선포하며 비판적 판단 대신 자비로써 세상에 나아가게 하시고, 우리 공동체가 서로의 허물을 사랑으로 가려 주는 은혜를 주십시오.

저의 가정과 일터와 이웃 가운데 이 진리가 뿌리 내리게 하시고, 저로 하여금 모든 상황에서 하나님 앞에서의 책임감을 잊지 않게 하소서. 또한 복음을 알지 못하여 심판 아래 서 있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게 하시고, 제가 복음의 도구가 되게 하옵소서.

이 모든 것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