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2장 9절~14절 개역개정 본문입니다.


로마서 12:9~14 (개역개정)

9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
10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
11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12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
13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며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
14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


 

 

로마서 12:9~14 말씀 묵상

1. 본문 요약

로마서 12장 9절부터 14절은 바울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구체적인 실천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앞선 12장 1~8절에서 바울은 하나님의 자비하심에 의해 새롭게 된 성도들이 ‘산 제사’로서 하나님께 드려져야 함을 강조했고, 이어지는 이 구절들에서는 실제적인 공동체적 삶과 대인관계 속에서 성도가 가져야 할 태도를 제시합니다.

바울은 먼저 사랑의 본질을 설명합니다. 참된 사랑은 거짓 없는 사랑이며,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는 것이어야 합니다(9절). 그리고 성도들 간에는 형제처럼 우애하며 서로 존경하기를 먼저 해야 한다고 권면합니다(10절). 또한 성도는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히 주를 섬겨야 하며(11절), 소망 가운데 즐거워하고 환난을 참으며 기도에 힘써야 합니다(12절). 더 나아가 성도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낯선 사람들을 대접하기를 힘써야 합니다(13절). 마지막으로 성도는 원수나 박해하는 자들까지도 축복해야 하며, 저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칩니다(14절).

이 말씀은 단순한 도덕적 권고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변화된 사람만이 살아낼 수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윤리’를 보여주는 본문입니다.


2. 신학적 해석

1) 사랑의 본질: 진실하고 거짓 없는 사랑 (9절)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시작을 “사랑”에서 출발시킵니다. 그러나 이 사랑은 단순한 감정적 애정이 아니라 “거짓 없는 사랑”입니다. 헬라어 원문에서는 ‘ἀνυπόκριτος’(anupokritos, 위선 없는)라는 표현이 쓰였는데, 이는 가면을 쓰지 않은 진실한 사랑을 뜻합니다. 즉, 겉으로는 사랑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계산하거나 위선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나님 안에서 나오는 사랑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 사랑은 도덕적 성격을 지닙니다.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는 명령은 사랑이 단순히 감정을 넘어, 도덕적이고 영적인 분별력을 포함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진실한 사랑은 악을 방치하지 않으며, 반드시 선을 추구합니다.

2) 공동체적 사랑과 존중 (10절)

형제를 사랑하여 우애하며,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형제 사랑’은 필라델피아(philadelphia)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혈연이 아닌 영적 가족으로서의 사랑을 뜻합니다. 즉,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관계는 단순한 친교를 넘어 ‘형제됨’의 신학적 의미를 가집니다. 서로 존경하기를 먼저 하는 것은 자신을 높이려는 인간의 본능과 반대되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겸손을 본받는 태도입니다.

3) 열심 있는 신앙 생활 (11~12절)

게으르지 말고 주를 섬기라는 권면은, 신앙생활의 적극성을 요구합니다.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라”는 구절은 기독교인의 삶의 세 축을 제시합니다.

  • 소망: 장차 완성될 하나님 나라에 대한 기대.
  • 환난의 인내: 현실의 고난 속에서도 믿음을 지키는 태도.
  • 기도의 지속: 하나님과 끊임없이 연결된 삶.

이것은 단순히 도덕적 권면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가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 살아갈 때 붙들어야 할 영적 태도입니다.

4) 나눔과 환대 (13절)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라는 말씀은 물질적 나눔을 강조합니다. 초기 교회는 가난한 자,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돌보는 것을 매우 중요한 신앙 행위로 여겼습니다. 또한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는 권면은 낯선 이방인, 나그네를 영접하는 행위를 포함합니다. 이는 히브리서 13장 2절,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라는 말씀과도 연결됩니다.

5) 원수 사랑과 축복 (14절)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 이 말씀은 예수님의 산상수훈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마 5:44). 원수를 축복한다는 것은 인간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십자가에서 원수를 용서하신 예수님의 은혜를 경험한 자는, 자신을 박해하는 자를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축복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습니다. 이는 세상 윤리를 넘어서는 하나님 나라의 윤리입니다.


3. 관련 말씀 구절

  1. 마태복음 5:44 –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2. 요한복음 13:34 –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3. 고린도전서 13:4~7 –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4. 갈라디아서 6:9~10 –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할지니라.”
  5. 히브리서 13:2 –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4. 깊이 있는 묵상

로마서 12장 9절부터 14절은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도전이 됩니다.

첫째, 사랑의 진실성에 대해 묵상하게 됩니다. 우리는 종종 관계 속에서 사랑을 가장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랑은 계산이나 가식이 없는 진실한 사랑입니다. 나는 과연 내 안에서 거짓 없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가?

둘째, 형제 사랑과 존경의 실천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중요한 문제입니다. 오늘날 교회가 분열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는 서로 존중하기보다 경쟁하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존경하기를 ‘먼저’ 하라고 합니다. 즉, 내가 상대보다 먼저 존중을 표현하는 것이 사랑의 시작입니다.

셋째, 열심 있는 신앙 생활을 점검해야 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게으름에 빠지고, 기도와 말씀을 소홀히 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고 강조합니다. 신앙은 단순히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세워가야 하는 것입니다.

넷째,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힘쓰는 삶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깊은 위로와 도전이 됩니다. 삶의 고난 속에서도 소망으로 즐거워할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환난은 신앙을 흔들지만, 기도는 신앙을 붙들게 합니다.

다섯째, 원수 축복의 삶은 가장 큰 도전입니다.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예수님의 십자가를 기억할 때 우리는 조금씩 그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나를 아프게 하고 모욕했을 때, 나는 저주하는 대신 축복하는 기도를 할 수 있는가? 이것이야말로 복음의 능력을 드러내는 삶입니다.


5. 기도문

사랑의 하나님,
오늘 말씀을 통해 저희가 그리스도인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배웁니다.

주님, 저희의 사랑이 거짓되지 않게 하시고, 위선이 아니라 진실함으로 서로를 대하게 하소서. 악을 미워하고 선을 붙드는 삶을 살게 하시며, 서로를 형제처럼 사랑하고 존경하기를 먼저 하는 겸손한 마음을 주소서.

저희가 신앙의 길을 걸어가며 게으르지 않게 하시고, 열심을 품어 주를 섬기게 하소서. 소망 가운데 기뻐하고, 환난을 인내하며, 항상 기도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주님, 저희가 가진 것을 나누어 성도들의 필요를 채우며, 낯선 이를 환대하는 마음을 주시고, 특별히 저희를 박해하는 자들까지도 축복하게 하옵소서. 저주 대신 축복을 선택할 수 있는 은혜를 부어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을 본받아, 세상 가운데 그 사랑을 드러내는 삶을 살게 하소서. 오늘도 저희를 성령으로 이끄시어, 말씀이 삶이 되게 하시고, 삶이 다시 말씀을 증거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