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2:15-21 (개역개정)

15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16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라 스스로 지혜 있는 체하지 말라

17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18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19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20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우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21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로마서 12장 15절~21절 묵상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1. 본문 요약

사도 바울은 로마서 12장에서 성도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실질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중 15절부터 21절은 성도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15절은 기쁨을 함께 나누고, 슬픔을 함께 감당하는 ‘공감의 삶’을 명령합니다. 16절은 마음을 같이하여 겸손히 살아가되,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지 말라고 경계합니다. 17절에서는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오히려 선한 일을 힘쓰라고 합니다. 18절은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기를 힘쓰라고 강조합니다. 19절과 20절은 원수 갚음을 하나님께 맡기고, 원수에게조차 선을 행하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마지막 21절은 결론처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강력한 권면으로 마무리됩니다.

즉, 이 본문은 성도가 원수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님의 백성의 윤리와 삶의 태도를 제시합니다.

2. 신학적 해석

(1) 공감의 공동체 (15절)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기독교 공동체의 핵심은 공감과 나눔입니다. 바울은 성도들이 서로의 삶을 공유하며 진정한 가족처럼 기뻐할 때 기뻐하고, 슬퍼할 때 함께 아파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본질을 드러내는 모습입니다. 예수께서도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우셨듯(요 11:35), 공감은 그리스도인의 핵심적인 사랑의 표현입니다.

(2) 겸손의 삶 (16절)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라.”

성도는 하나 됨을 위해 교만을 버리고 낮은 자리에 처해야 합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사건은 곧 ‘자기를 낮추신 겸손의 절정’이었습니다(빌 2:5~8). 바울은 이 본문에서 교만을 철저히 경계하면서, 지혜로운 체하지 말라는 교훈을 줍니다. 인간의 지혜는 불완전하지만, 하나님의 지혜는 완전합니다.

(3) 선으로 악을 대하라 (17절~18절)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바울은 성도들에게 보복의 길이 아닌 평화의 길을 권합니다. 원수에게 악을 갚는 것은 세상의 방식이지만, 하나님의 백성은 ‘화목’과 ‘선’으로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에서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마 5:39)고 하신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4) 원수 갚음은 하나님의 권한 (19절~20절)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구약에서도 하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원수 갚는 것은 내게 있다”(신 32:35). 인간의 보복은 불완전하며 또 다른 악을 낳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심판은 완전하고 공의롭습니다. 성도는 원수를 갚으려 애쓰기보다, 오히려 원수를 먹이고 마시우며 섬기는 삶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윤리적 교훈을 넘어,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드러내는 행동입니다.

(5) 결론 – 선으로 악을 이기라 (21절)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악은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성도를 시험합니다. 그러나 성도는 그 악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과 선으로 악을 이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도덕적 권면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구속 원리이기도 합니다. 십자가는 악을 악으로 갚은 사건이 아니라, 악을 선으로 이긴 사건이었습니다.

3. 관련 말씀 구절

마태복음 5:44 –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누가복음 6:27~28 –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며, 저주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하며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빌립보서 2:5~8 – 그리스도의 겸손을 본받으라는 말씀.

히브리서 12:14 –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따르라.”

베드로전서 3:9 –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

이 구절들은 모두 바울의 권면을 뒷받침하며, 성도의 삶이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의 사랑과 십자가의 원리 위에 세워져 있음을 보여줍니다.

4. 깊이 있는 묵상

이 본문은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을 줍니다. 현실은 늘 악과 맞닿아 있고, 억울한 상황과 불의한 대우 앞에서 우리는 자연스레 ‘보복’의 마음을 품게 됩니다. 그러나 바울은 분명히 말합니다. “악에게 지지 말라.”

우리는 종종 악을 악으로 갚으며, 그것이 정당한 권리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람은 자신이 직접 복수자가 되지 않고, 모든 것을 하나님의 손에 맡깁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억울함을 대신 풀어 주십니다.

또한 바울의 권면은 단순히 ‘소극적 인내’가 아닙니다. 원수를 방치하는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원수를 선대하라고 명령합니다.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우라.” 이것은 단순히 도덕적인 친절이 아니라, 십자가적 사랑의 실천입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삶이지만, 성령께서 도우실 때 우리는 악을 선으로 이길 수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용서하고 축복할 때, 그것은 단순한 윤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가 세상 속에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5. 기도문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 아버지,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귀한 교훈에 감사합니다. 즐거워하는 자와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와 함께 우는 공감의 삶을 살게 하소서. 교만을 버리고 낮은 자리에서 겸손히 행하며, 스스로 지혜롭다 여기지 않게 하소서.

주님, 우리는 종종 억울함과 상처 속에서 원수를 갚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처럼 원수 갚음은 하나님의 권한임을 믿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악에게 지지 않고, 오히려 선으로 악을 이기는 믿음을 허락하소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사랑처럼, 우리도 원수를 사랑하고, 우리를 미워하는 자를 축복하며, 우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성령님,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사 이 말씀을 단순히 듣는 자가 아니라 행하는 자가 되게 하소서.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선이 드러나고, 세상이 주님의 평화와 사랑을 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