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랴 1:1~6 (개역개정)
1 다리오 왕 이년 여덟째 달에 여호와의 말씀이 잇도의 손자요 베레갸의 아들인 선지자 스가랴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2 여호와가 너희 조상들에게 심히 진노하였느니라
3 그러므로 너는 그들에게 말하기를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내게로 돌아오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4 너희 조상들을 본받지 말라 이전 선지자들이 그들에게 외쳐 이르기를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악한 길, 악한 행위를 떠나서 돌아오라 하였으나 그들이 듣지 아니하고 내게 귀를 기울이지 아니하였느니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5 너희 조상들이 어디 있느냐 또 선지자들이 영원히 살겠느냐
6 그러나 내가 종 선지자들에게 명령한 내 말과 내 율례가 너희 조상들에게 임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러므로 그들이 돌이켜 이르기를 만군의 여호와께서 우리의 길과 행위대로 우리에게 행하시려 하신 대로 우리에게 행하셨도다 하였느니라
스가랴 1장 1절~6절 말씀 묵상
“너희는 내게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 (스가랴 1:3)
1. 본문 요약
스가랴 1장 1절부터 6절은 선지자 스가랴의 사역이 시작되는 서두로, 포로 귀환 이후 낙심과 무기력 속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회복의 첫 메시지입니다.
본문은 다리오 왕 제2년, 즉 주전 520년경, 페르시아 통치 아래에서 유다 백성이 예루살렘 재건을 막 시작하던 시기에 선포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스가랴를 통하여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조상들이 나를 거역하여 진노를 샀지만, 이제는 내게 돌아오라. 그러면 나도 너희에게 돌아가리라.”
이는 단순히 ‘종교적인 회개’를 요구하는 말씀이 아니라, 언약의 관계 회복을 촉구하는 하나님의 간절한 초대입니다.
하나님은 백성에게 조상들의 잘못된 신앙 태도를 본받지 말라고 경고하십니다. 과거의 선지자들이 끊임없이 회개를 외쳤지만, 그들은 듣지 않았고 결국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심판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결국 조상들은 “여호와께서 우리의 행위대로 우리에게 행하셨다”고 고백하며 하나님의 말씀의 성취를 인정하게 됩니다.
이 본문은 포로에서 돌아온 세대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고, 새 마음으로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한다는 새로운 시작의 선언문과 같습니다.
2. 신학적 해석
스가랴서의 시작은 단순히 역사적 배경의 서술이 아니라, 언약 신학의 재확인입니다. 하나님은 변함없지만, 인간의 불순종으로 인해 관계가 깨어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하나님은 그 백성을 포기하지 않으시며, 회복의 손을 내미십니다.
(1) 회복의 출발점은 ‘돌아옴’이다
“너희는 내게로 돌아오라.”(1:3)
이 명령은 회복의 시작이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향하는 방향 전환에서 비롯됨을 보여줍니다. 회개(히브리어 슈브, שׁוּב)는 단순히 ‘후회한다’는 뜻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어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행위입니다.
이 단어는 구약 전체에서 매우 중요한 신학적 의미를 갖습니다. 하나님은 ‘돌아오라’고 명령하시며, 동시에 ‘내가 돌아가리라’(1:3)고 약속하십니다. 인간의 회개와 하나님의 회복은 서로 맞물린 관계 속에서 완성되는 것입니다.
(2) 하나님의 진노와 사랑의 균형
2절은 “여호와가 너희 조상들에게 심히 진노하셨느니라”라고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진노는 그분의 본질이 아니라 거룩함의 표현입니다. 죄를 용납하지 않으시는 공의의 하나님이시기에, 불순종에는 반드시 심판이 따릅니다. 그러나 그 심판조차도 회개로 돌아오게 하려는 사랑의 손길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진노는 파멸이 아니라 정화이며, 새로운 생명의 출발점이 됩니다.
(3) 말씀의 지속성과 역사적 성취
5절과 6절은 하나님의 말씀이 세대를 넘어 지속됨을 강조합니다. “선지자들은 영원히 살겠느냐”라고 묻지만, “내 말과 내 율례는 너희 조상들에게 임하지 아니하였느냐”라고 선언합니다.
즉, 인간은 유한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살아 역사합니다.
시간이 지나 조상들은 하나님의 말씀의 성취를 체험하며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행하셨다”고 고백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언약 신앙의 확증입니다.
(4) 신앙의 세대적 책임
스가랴는 조상들의 실패를 상기시키며, 새로운 세대가 그 전철을 밟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신앙은 단지 개인의 경건을 넘어 세대적 순종의 흐름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조상들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말씀을 기억하고, 순종의 길을 새롭게 걸어야 합니다.
3. 관련 말씀 구절
- 요엘 2:13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 그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해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나니.” - 이사야 55:7
“악인은 그 길을, 불의한 자는 그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 호세아 6:1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여호와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도로 낫게 하실 것이요, 우리를 치셨으나 싸매어 주실 것임이라.” - 누가복음 15:20
“이에 일어나서 아버지께로 돌아가니라.”
탕자가 아버지께 돌아가듯,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는 언제나 열린 팔로 맞아주시는 사랑의 아버지를 만납니다.
4. 깊이 있는 묵상
스가랴의 첫 말씀은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들립니다.
“너희는 내게로 돌아오라.”
하나님은 여전히 이 말씀으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오늘날 우리는 신앙의 외형은 유지하지만, 마음은 멀리 떠나 있을 때가 많습니다. 예배는 드리지만 진정한 회개와 순종은 희미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단지 ‘형식적인 신앙생활’이 아니라 관계의 회복입니다.
‘돌아온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죄를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으로 다시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로 돌아올 때, 그분은 “내가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짧은 구절 속에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 전체가 농축되어 있습니다.
인간이 하나님께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먼저 그를 맞이하십니다.
이것이 은혜의 순환, 복음의 본질입니다.
또한 이 말씀은 교회 공동체에도 적용됩니다.
하나님은 포로에서 돌아온 공동체에게 “너희 조상들을 본받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오늘의 교회 역시 신앙의 본질을 잃은 과거의 모습에서 돌아서야 합니다. 화려한 예배나 외적 성공보다, 하나님 앞에 겸손히 서는 마음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인간의 생애보다 길고, 역사를 관통합니다.
세대가 바뀌어도 말씀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순종하지 않아도 하나님의 뜻은 결국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뜻을 이루시기 전에, 먼저 우리가 자원하여 돌아오기를 기다리십니다.
“너희 조상들이 어디 있느냐?”라는 물음은 단순히 과거를 묻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를 향한 물음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하나님께 가까이 있습니까, 아니면 멀리 떠나 있습니까?
이 본문은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단호한 부르심이자, “내가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는 따뜻한 약속입니다.
회개는 심판의 종말이 아니라, 은혜의 시작입니다.
5. 기도문
기도문 – ‘돌아오는 길 위에서’
사랑과 긍휼의 하나님 아버지,
오늘 스가랴의 말씀을 통하여
“너희는 내게로 돌아오라” 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자주 주님의 말씀을 흘려보내며
자기 생각과 욕심을 따랐는지 고백합니다.
그로 인해 주님의 얼굴이 가려지고
우리의 마음은 메말라갔습니다.
그러나 주님,
오늘 다시 주님의 부르심 앞에 서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돌아오라는 그 음성 속에
여전히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주님의 사랑이 담겨 있음을 봅니다.
주님, 이제 우리의 마음을 돌이켜
주님께 향하게 하옵소서.
형식적인 신앙을 벗어버리고,
진실한 회개와 순종으로 주님께 나아가게 하옵소서.
우리의 길과 행위를 따라 행하셨던 주님,
이제는 주님의 뜻과 사랑에 따라
우리의 삶을 새롭게 빚어주소서.
우리가 주께로 돌아갈 때
주님께서 우리에게 돌아오신다고 약속하신 그 말씀처럼,
주님의 임재가 다시 우리 가운데 충만히 임하게 하옵소서.
과거의 잘못된 습관과 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대로, 새로운 믿음으로
주의 영광을 드러내는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영원히 변치 않는 주님의 말씀을 붙들며,
우리의 삶 속에서 그 말씀의 능력이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맺음말
스가랴 1장 1~6절은 회복의 서문입니다.
하나님은 심판의 하나님이 아니라, 돌아오는 자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신앙 여정 속에서 ‘돌아옴’은 결코 수치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내게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