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랴 5:1~11 (개역개정)
- 내가 다시 눈을 들어 본즉 날아가는 두루마리가 있더라
- 그가 내게 묻되 네가 무엇을 보느냐 하기로 내가 대답하되 날아가는 두루마리를 보나이다 그 길이가 이십 규빗이요 너비가 십 규빗이니이다
- 그가 내게 이르되 이는 온 땅 위에 내리는 저주라 도둑질하는 자는 이 두루마리대로 끊쳐지고 맹세하는 자 곧 거짓으로 맹세하는 자는 이 두루마리대로 끊쳐지리라 하니라
-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가 이 두루마리를 보냈나니 그것이 도둑의 집에도 들어가며 내 이름을 가리켜 거짓 맹세하는 자의 집에도 들어가서 그 집 안에 머무르며 그것을 나무와 돌과 함께 사르리라 하셨느니라
- 내게 말하는 천사가 나와서 이르되 이제 눈을 들어 나오는 이것이 무엇인지 보라 하기로
- 내가 묻되 이것이 무엇이니이까 하니 그가 이르되 나오는 이것은 에바니라 하고 또 이르되 온 땅에서 그들의 죄악 모양이 이러하니라 하더라
- 이레 한 조각이 들리우는데 이것은 납 한 조각이라 그 에바 속에 있는 여인을 덮더라
- 그가 이르되 이는 악이라 하고 그 여인을 에바 속으로 던져 넣고 납 한 조각을 그 입구에 덮더라
- 내가 또 눈을 들어 본즉 두 여인이 나왔는데 그들의 날개에 바람이 있더라 그들의 날개는 황새의 날개 같고 그들이 그 에바를 하늘과 땅 사이에 들었더라
- 내가 내게 말하는 천사에게 묻되 그들이 에바를 어디로 가져가나이까 하니
- 그가 내게 이르되 시날 땅에 그를 위하여 집을 지으려 함이니라 준비가 되면 그가 제자리에 머물게 되리라 하더라
스가랴 5:1–11(개역개정)을 바탕으로 한 본문 요약·신학적 해석·관련 말씀·깊이 있는 묵상·기도문
제목
“날아가는 두루마리와 에바: 죄와 심판, 그리고 회복을 향한 경고”
1. 본문 요약 (구조와 핵심 사건)
스가랴 5장은 두 개의 환상으로 구성된다. 첫째(1–4절)는 “날아가는 두루마리(문서)” 환상이다. 길이와 너비가 명시된 그 두루마리는 온 땅에 내리는 저주를 상징하며, 도둑질하는 자와 거짓으로 맹세하는 자에게 적용될 심판의 도구로 제시된다. 하나님은 그 두루마리를 보내어 도둑의 집과 거짓 맹세자의 집에 들어가게 하고, 그 가운데 머물러 나무와 돌과 함께 불로 사르게 하신다.
둘째(5–11절)는 “에바(ephah)와 여인” 환상이다. ‘에바’는 곡식을 담는 그릇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안에서 한 여인이 발견된다. 이 여인은 “죄악의 모양”(혹은 죄악의 형상)으로 규정된다. 그 여인을 에바 속으로 밀어 넣고 납으로 입구를 봉한 뒤, 두 여인이 황새의 날개처럼 보이는 날개로 에바를 하늘과 땅 사이로 메고 올라가 시날 땅(Shinar)으로 데려간다. 천사는 시날 땅에 그를 위하여 집을 지어 둘 것이라고 말한다.
요약하면, 첫 환상은 사회적·윤리적 범죄(도둑질, 거짓 맹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예고하고, 둘째 환상은 죄악(개인적·공동체적 더러움)이 봉인되어 멀리 추방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 신학적 해석 (상징과 의미)
2.1. 두루마리(문서) — 하나님의 공의와 선언적 심판
두루마리는 고대의 공식 문서(법령, 명령, 선언)를 뜻하며, ‘날아가는’ 형상은 그 심판의 속도와 보편성을 나타낸다. 길이와 너비가 제시된 것은 현실감과 확정성(정해진 범위와 내용)을 부여한다. 도둑질과 거짓 맹세는 사회적 신뢰와 언약을 해치는 행위로, 공동체의 기초를 무너뜨린다. 하나님은 말로만 경고하시지 않고, ‘두루마리’라는 공식적 도구로 정의를 집행하신다. 이는 하나님의 공의가 정확하고 실행적임을 보여준다.
2.2. 도둑질과 거짓 맹세 — 신앙의 위반과 사회윤리
도둑질(재산권 침해)과 거짓 맹세(언약·증언 훼손)는 단순한 개인 행위를 넘어 공동체적 신뢰와 여호와의 이름에 대한 모독과 연결된다. “내 이름을 가리켜 거짓 맹세하는 자”라는 표현은 하나님 이름으로 행해지는 위선적 종교행위도 포함할 수 있다. 이로써 선지자는 종교적 관습 속의 위선과 도덕적 타락을 하나같이 정죄한다.
2.3. 에바(ephah)와 여인 — 죄악의 집적과 봉인된 추방
에바는 부피 단위이자 그릇으로, ‘측정된 죄’ 또는 ‘죄악이 들어 있는 그릇’의 이미지로 읽힌다. 에바 속의 여인은 “죄악의 형상”으로 규정되며, 특히 여성 형상은 종종 성적·도덕적 타락(예: 이방 신 여신 숭배, 음란 등)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보다 포괄적으로 공동체에 퍼져 있는 죄악의 집적을 나타낸다. 납으로 입구를 덮는 장면은 죄악을 확정적으로 봉인하고 더 이상 퍼지지 못하게 하는 조치다. 즉, 하나님의 진노가 죄를 제거·격리·추방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2.4. 두 여인(황새의 날개)과 시날(Shinar) — 추방의 장소와 역사적 기억
두 여인의 날개(황새의 날개 같음)는 신속하고 강력한 운반을 뜻한다. 에바가 “하늘과 땅 사이”로 들려 가는 장면은 죄가 완전히 제거되어 더 이상 사회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됨을 암시한다. 목적지인 ‘시날 땅’(Shinar)은 고대 메소포타미아(바벨 지역)로,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그리고 바벨론 문학들의 상징적 중심지다. 따라서 시날로의 귀속은 ‘죄의 본향’ 또는 ‘심판받아야 할 장소’로의 되돌림(혹은 포로적 상징)을 의미할 수 있다. 또한 이는 공동체가 회복될 때까지 그 더러움이 격리되는 이미지를 준다.
2.5. 전체 메시지 — 회복을 위한 정결화와 경고
두 환상은 함께 읽힐 때 완전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나님은 죄를 그냥 두지 않으시며(두루마리 심판), 죄를 제거하고 멀리 보내서 공동체를 정결하게 하신다(에바의 봉인과 추방). 이는 회복을 위한 신학적 과정: 경고(심판의 선언) → 처리(죄의 봉인과 제거) → 회복(하나님 백성의 재건)이다.
3. 관련 말씀(참조 구절들) — 성경 전체와 연결하여 읽기
아래 구절들은 스가랴 5장의 주제를 확장·비교·해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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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랴 전체: 특히 스가랴의 다른 환상들(예: 1–4장, 6장)의 맥락에서 이 장은 심판과 회복의 연속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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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1:1–9(바벨탑) — Shinar/시날 지역의 배경; 인간의 교만과 하나님의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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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 8–11장 — 예루살렘의 우상숭배와 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묘사(성전의 더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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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야 50–51장 — 바벨론(산넬·시날 관련)의 심판과 포로에 대한 예언; 죄와 심판의 장소로서 바벨론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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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50:16–22, 73편 — 외적 종교행위와 내적 정의의 문제(거짓 맹세, 위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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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23장 — 예수님이 바리새인들의 외적 위선을 책망하신 부분(거짓 맹세·외식적 종교 행위와의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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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18장 — 바벨론(죄와 타락의 도시) 심판의 묘사와 유사한 이미지(죄의 장소로서의 바벨론).
4. 깊이 있는 묵상과 적용 (개인·공동체적 적용)
4.1. 개인적 차원에서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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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행동의 정직성: ‘거짓으로 맹세하는 자’에 대한 심판은 단순한 법적 거짓말을 넘어,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한 위선적 행동을 정죄한다. 우리 삶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도구로 삼아 이익을 취하거나 진실을 숨기지 않는지 돌아보자. 작은 거짓, 과장,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도 공동체를 조금씩 갉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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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윤리적 삶의 청렴: ‘도둑질하는 자’에 대한 심판은 개인적 도덕뿐 아니라 경제적 정의, 약자 보호의 문제를 환기한다. 공정한 거래를 이루고 약자를 착취하지 않는 삶의 태도가 회복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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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봉인과 회개의 필요: 에바 속의 여인처럼 죄가 우리의 삶에 ‘담겨’ 있다면, 납으로 봉인되기 전에 스스로 회개하고 제거해야 한다. 하나님은 죄를 결국 처리하신다 — 회개는 그 처리의 은혜로운 통로다.
4.2. 공동체적 차원에서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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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청정성: 교회는 외형적 종교 행위만을 유지하지 말고, 공의와 진실을 실천해야 한다. 종교적 의례가 사람들 사이의 불의나 약자에 대한 학대를 가리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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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신뢰 회복: 거짓 맹세와 부정 행위가 만연한 사회는 신뢰를 잃는다. 공동체 지도자와 제도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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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격리와 재건의 지혜: 스가랴가 보인 ‘추방’ 이미지는 단순한 배제만을 뜻하지 않는다. 때로는 공동체가 치유되고 재건되기 위해, 문제를 드러내고 적절히 처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예: 구조적 부패의 해결, 피해자 보호).
4.3. 영적·신학적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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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심판은 단호하나 목적은 파괴가 아니라 회복이다. 두 환상은 하나님이 어떻게 불의와 혼란을 제거하여 성결한 공동체를 세우시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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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시날로 보내진다’는 상징은 죄를 더 이상 우리 가운데 머물지 못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낸다. 우리는 심판을 두려워하는 동시에, 회복의 가능성을 붙잡아야 한다.
5. 묵상 질문 (개인/소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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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서 ‘거짓 맹세’ 혹은 신뢰를 손상시키는 행동은 무엇인가? 이를 고치기 위해 어떤 실천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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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교회·가정·직장) 안에서 공의와 정직성을 회복하려면 어떤 구조적 변화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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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숨기고 있거나 봉인하려는 죄가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 그것을 꺼내어 회개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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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죄를 처리하심으로 공동체를 어떻게 새롭게 세우실지 기대하며 기도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은 무엇인가?
6. 기도문
사랑의 하나님,
스가랴의 환상을 통해 우리에게 경고하시고 회복을 약속하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저희가 말과 행동으로 주님의 성실함을 더럽히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하시고, 작은 거짓과 위선이 쌓여 큰 죄가 되지 않도록 지켜주소서.
주께서 공의로 다스리심을 인정하며, 저희의 불의와 부정, 서로를 속이는 말들을 회개합니다. 탐욕과 이기심으로 약한 자를 짓밟은 죄를 주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주님, 우리 공동체를 정결하게 하시고 신뢰와 사랑으로 다시 세워 주십시오.
잘못된 관행과 구조적 불의로 고통받는 이들을 기억하시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옵소서.
죄를 외면하거나 감추려는 마음을 깨뜨리시고, 납으로 봉인된 것처럼 더 이상 숨기지 못하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소서.
주여, 당신의 심판이 단지 처벌이 아니요 회복을 위한 수단임을 믿습니다.
죄가 제거된 자리마다 사랑과 겸손, 정직이 뿌리내리게 하시고, 우리가 주님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7. 결론적 묵상
스가랴 5장은 짧지만 강력하다. 하나님의 심판은 정확하고 실행적이며, 그 목적은 결국 백성의 회복이다. 날아가는 두루마리와 에바의 상징은 우리에게 윤리적 삶의 중요성, 종교적 진실성, 그리고 죄를 방치할 때 일어나는 결과를 환기시킨다. 동시에 하나님은 죄를 단호히 처리하시고, 회복의 자리를 마련하시는 분이심을 기억하자.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려움만이 아니라 회개의 자세와, 회복된 삶을 향한 믿음의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