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여호수아 2장 8절부터 14절(개역개정) 본문입니다:
여호수아 2:8~14
8 그들이 눕기 전에 라합이 지붕에 올라가서 그 사람들에게 이르러
9 말하되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에게 주신 줄을 내가 아노라 우리가 너희를 심히 두려워하고 이 땅 주민들이 다 너희 앞에서 간담이 녹나니
10 이는 너희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호와께서 너희 앞에서 홍해물을 마르게 하신 일과 너희가 요단 저쪽의 아모리 사람의 두 왕 시혼과 옥에게 행한 일 곧 그들을 전멸시킨 일을 우리가 들었음이라
11 우리가 듣자 곧 마음이 녹았고 너희로 말미암아 사람이 정신을 잃었나니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위로는 하늘에서도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시니라
12 그러므로 이제 내가 너희를 선대하였으니 너희도 내 아버지의 집을 선대하도록 여호와로 맹세하고 내게 확실한 표를 주어서
13 내 부모와 형제와 남매와 무릇 그들에게 속한 자를 살려서 우리의 목숨을 죽음에서 건져내라 하니
14 그 사람들이 그에게 이르되 네가 우리의 이 일을 누설하지 아니하면 우리의 목숨으로 너희를 대신하리니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이 땅을 주실 때에 우리가 인자하고 진실하게 너를 대하리라
여호수아 2장 8~14절: 믿음으로 문을 연 여인, 라합의 고백
1. 본문 요약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에 정탐꾼 두 사람을 보냈을 때, 그들은 기생 라합의 집에 들어가 몸을 숨기게 되었다. 여리고 왕의 추적이 시작되자 라합은 재빨리 그들을 지붕 위 삼대에 숨겨 주었다. 밤이 깊자, 라합은 지붕 위로 올라가 정탐꾼들에게 고백을 시작한다.
그녀는 놀라운 말을 한다.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에게 주신 줄을 내가 아노라.” 이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이방 여인이 믿음으로 한 신앙 고백이었다.
라합은 이스라엘 백성의 행적을 들으며 두려움을 느꼈다. 애굽에서의 출애굽 사건, 홍해가 갈라진 일, 요단 동편 아모리 두 왕 시혼과 옥을 무찌른 일 등은 이미 여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녹게 만들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두려움 속에 머물렀을 뿐, 하나님께 나아가지 않았다. 그러나 라합은 달랐다. 그녀는 그 소식을 믿음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고백한다.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위로는 하늘에서도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시니라.”
그녀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자신의 믿음의 중심을 담아 하나님을 인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정탐꾼들에게 간청한다. “내가 너희를 선대하였으니, 너희도 내 아버지의 집을 선대하도록 여호와로 맹세하고 확실한 표를 달라.”
이에 정탐꾼들은 그녀의 요청을 받아들인다. 단, 그녀가 이 일을 누설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생명을 걸고 라합과 그 가족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한다.
이 짧은 대화 속에서, 한 이방 여인의 믿음과 구원의 서약이 이루어진다.
2. 신학적 해석
라합의 고백은 여호수아서 전체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 백성은 아직 요단강을 건너지 않았고, 약속의 땅은 그들에게 주어진다고 ‘약속만’ 되어 있었다. 그러나 라합의 입을 통해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에게 주셨다”**는 확언이 터져 나온다.
즉,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일이 이미 믿음의 언어로 성취되고 있는 것이다.
라합은 여리고 사람 중 한 명이었고, 기생으로 살던 여인이었다. 세상적, 종교적 기준으로 보면 결코 의롭거나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러나 성경은 라합을 믿음의 사람으로 기록한다.
히브리서 11장 31절은 이렇게 증언한다.
“믿음으로 기생 라합은 정탐꾼을 평안히 영접하였으므로 순종하지 아니한 자들과 함께 멸망하지 아니하였도다.”
하나님은 그녀의 과거를 묻지 않으셨다. 그분은 그녀의 믿음과 선택을 보셨다.
라합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들은 것’만으로도 믿었다. 그녀는 홍해의 사건과 이스라엘의 승리를 직접 보지 못했지만, 그 소문을 ‘하나님의 역사’로 받아들였다.
이는 ‘보지 않고 믿는 자가 복이 있다’(요한복음 20:29)는 예수님의 말씀과도 맞닿아 있다.
또한, 라합의 믿음은 ‘행함이 있는 믿음’이었다.
그녀는 단순히 하나님을 인정한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정탐꾼들을 숨기며 위험을 감수했다. 야고보서 2장 25절은 이를 이렇게 해석한다.
“또 이와 같이 기생 라합이 사자들을 접대하여 다른 길로 나가게 한 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이 아니냐.”
즉, 믿음은 마음속의 동의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실제적 결단과 행동으로 증명된다.
라합은 여리고 성이 멸망할 것을 알고, 세상의 권력보다 하나님의 약속을 택했다. 그리고 그 믿음은 그녀의 생명뿐 아니라, 가족 전체를 구원으로 이끌었다.
3. 묵상
라합의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도전을 준다.
첫째,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아니라, 믿음의 결단이 중요하다.
여리고의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의 능력을 들었다. 그러나 두려움에만 사로잡혔을 뿐, 믿음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반면 라합은 같은 소식을 듣고 하나님께 나아갔다.
우리도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역사를 듣고 살아간다. 그러나 듣는 데서 멈추지 않고, 믿음으로 응답하는 것이 진정한 신앙의 출발이다.
둘째, 하나님은 어떤 과거를 가진 자라도 사용하신다.
라합의 직업은 ‘기생’이었다. 세상적 잣대로 보면 부끄럽고 천한 인생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녀를 통해 여리고의 문을 여셨다.
더 나아가 라합은 나중에 살몬과 결혼하여 보아스를 낳고, 보아스는 오벳을 낳으며, 결국 다윗 왕의 계보로 이어진다(마태복음 1:5).
즉, 하나님은 한 이방 여인의 믿음을 통해 메시아의 족보를 이어가셨다.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기준은 우리의 과거가 아니라, 믿음의 현재임을 보여주는 놀라운 예다.
셋째, 믿음은 나 혼자만의 구원이 아니다.
라합은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을 살려달라”고 간청했다. 그녀의 믿음은 자신만의 안전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구원을 향했다.
우리의 믿음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은 한 사람의 믿음을 통해 가정을 구원하시고, 공동체를 살리신다. 라합의 믿음이 가족을 덮은 것처럼, 우리의 믿음 또한 누군가에게 은혜의 통로가 될 수 있다.
4. 기도문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
라합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믿음의 본질을 배웁니다.
그녀는 보지 못했지만 들은 것만으로도 믿었고,
그 믿음으로 행동하며 주의 뜻에 참여했습니다.
주님, 우리도 매일같이 수많은 하나님의 일을 듣습니다.
그러나 듣고도 두려움에 머무를 때가 많습니다.
오늘 라합의 고백처럼,
“여호와께서 이 땅을 주셨다”는 확신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의 과거가 어떠하든, 주님께서 새롭게 하시는 은혜를 믿습니다.
라합의 인생을 통해 메시아의 길이 이어졌던 것처럼,
우리의 삶도 주님의 구원 역사 안에서 쓰임받게 하소서.
또한 우리의 믿음이 나 하나의 안전에서 머무르지 않게 하시고,
가족과 공동체, 그리고 이웃을 살리는 믿음으로 자라나게 하소서.
주님께서 약속하신 구원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순종과 용기의 걸음을 내딛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5. 맺음말
여호수아 2장 8절부터 14절은 단순히 정탐꾼의 이야기나 여리고 정복의 서막이 아니다.
이 본문은 믿음으로 하나님을 붙든 한 여인의 결단을 통해 구원의 문이 열리는 장면이다.
하나님은 지금도 라합을 찾고 계신다. 세상의 두려움보다 믿음을 선택하는 사람,
과거보다 은혜를 바라보는 사람, 그리고 자신만이 아닌 가족과 공동체를 품는 사람을 통해
하나님은 여전히 구원의 역사를 이루신다.
라합의 지붕 위 고백은 지금도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하늘과 땅의 하나님이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