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5장 2절부터 15절까지의 개역개정 본문입니다.
여호수아 5:2-15 (개역개정)
2 그 때에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너는 부싯돌로 칼을 만들어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다시 할례를 행하라 하시매
3 여호수아가 부싯돌로 칼을 만들어 할례산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할례를 행하니라
4 여호수아가 할례를 시행한 까닭은 이것이니 애굽에서 나온 모든 백성 중 남자 곧 모든 군사는 애굽에서 나온 후 광야 길에서 죽었으므로
5 그 나온 백성은 다 할례를 받았으나 다만 애굽에서 나온 후 광야 길에서 난 자는 할례를 받지 못하였음이라
6 이스라엘 자손들이 여호와의 음성을 순종하지 아니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들에게 대하여 맹세하사 그들의 조상들에게 맹세하여 우리에게 주리라고 하신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그들이 보지 못하게 하리라 하시매 애굽에서 나온 자 곧 군사들이 다 멸절하기까지 사십 년 동안을 광야에서 헤매었더니
7 그들의 대를 잇게 하신 이 자손에게 여호수아가 할례를 행하였으니 길에서 아직 할례를 받지 못하였으므로 여호수아가 할례를 행하였음이며
8 온 백성에게 할례 행하기를 마치매 백성이 진중 각 처소에 머물며 낫기를 기다릴 때에
9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내가 오늘 애굽의 수치를 너희에게서 떠나가게 하였다 하시므로 그 곳 이름을 오늘까지 길갈이라 하느니라
10 또 이스라엘 자손들이 길갈에 진 쳤고 그 달 열넷째 날 저녁에는 여리고 평지에서 유월절을 지켰으며
11 그 땅의 소산물을 먹은 다음 날에 곧 그 해에 무교병과 볶은 곡식을 먹었더니
12 그 땅의 소산물을 먹은 다음 날에 만나가 그쳤으니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시는 만나를 얻지 못하였고 그 해에 가나안 땅의 소출을 먹었더라
13 여호수아가 여리고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눈을 들어 본즉 한 사람이 칼을 빼어 손에 들고 마주 서 있는지라 여호수아가 나아가 그에게 묻되 너는 우리를 위하느냐 우리의 적들을 위하느냐 하니
14 그가 이르되 아니라 나는 여호와의 군대 대장으로 지금 왔느니라 하는지라 여호수아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절하고 그에게 묻되 나의 주여 종에게 무슨 말씀을 하려 하시나이까
15 여호와의 군대 대장이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하니라 하니 여호수아가 그대로 행하니라
이 본문은 할례 재시행 (2-9절), 유월절 준수와 만나가 그침 (10-12절), 그리고 여호와의 군대 대장과의 만남 (13-15절)을 담고 있습니다.
본문 요약: 길갈의 재정비와 거룩한 만남
여호수아 5장 2절부터 15절까지는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선 후, 여리고 성을 정복하기에 앞서 길갈에서 치러진 두 가지 중요한 의식과 여호수아의 특별한 영적 만남에 관한 기록입니다.
첫 번째 의식은 할례입니다 (2-9절). 여호와께서는 여호수아에게 부싯돌로 칼을 만들어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다시 할례를 행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애굽에서 나온 백성은 할례를 받았으나, 광야 40년 동안 태어난 세대는 할례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언약 백성의 표징을 회복하는 행위였습니다. 할례를 마친 후, 여호와께서는 “내가 오늘 애굽의 수치를 너희에게서 떠나가게 하였다”고 선언하셨고, 그 장소를 길갈이라 불렀습니다. 이는 “굴러가다” 또는 “제거하다”라는 뜻으로, 노예 생활과 방랑의 과거를 청산하고 이제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가나안 땅에 정착하게 되었음을 상징합니다.
두 번째 의식은 유월절 준수입니다 (10-12절). 이스라엘 자손들은 길갈에 진을 치고 그 달 열넷째 날 저녁에 여리고 평지에서 유월절을 지켰습니다. 유월절은 애굽의 속박에서 벗어난 구원의 역사를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이들이 그 땅의 소산물을 먹은 다음 날부터는 40년 동안 하늘에서 내려주시던 만나가 그치게 되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생활을 끝내시고, 이제 약속의 땅의 풍요로움을 누리게 하셨음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여호수아는 여리고 성 정복을 준비하던 중 여호와의 군대 대장을 만나는 신비한 경험을 합니다 (13-15절). 여호수아가 칼을 빼어 들고 마주 선 이 존재에게 “너는 우리를 위하느냐 우리의 적들을 위하느냐”고 묻자, 그는 “아니라 나는 여호와의 군대 대장으로 지금 왔느니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여호수아는 땅에 엎드려 경배하며 “나의 주여 종에게 무슨 말씀을 하려 하시나이까”라고 질문했습니다. 군대 대장은 모세에게 하셨던 것처럼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하니라”고 명령했고, 여호수아는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이 만남은 가나안 정복 전쟁이 여호수아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전쟁임을 깨닫게 하는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신학적 해석: 언약의 갱신과 신정 통치
여호수아 5장 2절에서 15절까지는 가나안 정복이라는 대업을 앞두고 이스라엘이 영적으로 재무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구약 신학적으로 매우 깊은 의미를 가집니다.
1. 언약의 갱신으로서의 할례 (길갈)
할례는 아브라함에게 주신 하나님의 언약의 표징입니다 (창세기 17장). 광야에서 태어난 세대에게 할례를 다시 행한 것은, 이들이 가나안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군사적 세력이기 이전에, 먼저 하나님의 거룩한 언약 백성임을 확인하는 행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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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굽의 수치 제거: 길갈은 “애굽의 수치”가 굴러간 곳입니다. 이 “수치”는 노예 상태의 굴욕적인 과거를 의미할 수도 있고, 혹은 이스라엘이 할례를 행하지 않아 언약 백성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이방인과 다름없이 취급받던 상태를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할례를 통해 이스라엘은 죄와 불순종의 과거를 벗고 새로운 영적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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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의 표징: 가나안 정복이라는 전쟁을 코앞에 두고 모든 남자가 전투 불능 상태가 되는 할례를 시행하는 것은 군사적으로 매우 위험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순종함으로써, 이 전쟁의 승패가 인간의 능력에 달린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보호와 능력에 달렸음을 증명했습니다.
2. 구원의 감사와 공급의 변화 (유월절과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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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절의 의미: 가나안 땅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유월절을 지킨 것은, 그들이 받은 구원의 근원이 가나안 정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애굽에서 구원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있음을 고백하는 행위였습니다. 정복 전쟁을 앞두고 그들의 구원자이신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는 것은 신앙의 핵심을 재확인하는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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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의 중단: 40년간 지속되었던 만나의 중단은 시대의 전환을 상징합니다. 광야 시대의 끝과 약속의 땅에서의 삶의 시작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신적인 신호였습니다. 이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기적적인 공급에 의존하는 광야의 삶에서 벗어나, 그들의 노동과 땅의 소산물(가나안의 소출)을 통해 하나님의 축복을 누리는 정착 생활로 들어섰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언약을 성취하셨음을 보여줍니다.
3. 신정 통치의 계시 (여호와의 군대 대장)
여호수아가 만난 “여호와의 군대 대장”은 기독교 신학에서 흔히 그리스도의 현현 (Theophany 또는 Christophany)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성육신 이전의 예수 그리스도가 나타나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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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의 확인: 여호수아가 “너는 우리를 위하느냐 우리의 적들을 위하느냐”고 물었을 때, 대장은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대답은 전쟁의 주도권이 여호수아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의 군대 대장에게, 곧 하나님 자신에게 있음을 명확히 합니다. 여호수아는 단지 하나님의 군대의 부하 장수에 불과하며, 하나님께서 최고의 사령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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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함의 요구: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하니라”는 명령은 모세가 시내 산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들었던 명령과 같습니다 (출애굽기 3:5). 이는 여호수아가 선 곳이 하나님의 임재로 인해 거룩한 땅이 되었음을 의미하며, 여호수아의 사명이 모세의 사명과 동등하게 거룩하고 중차대한 임무임을 시사합니다. 이 만남을 통해 여호수아는 자신이 수행할 정복 전쟁이 인간적인 싸움이 아닌, 거룩한 하나님의 전쟁임을 깨닫고 자신의 역할을 재정립했습니다.
관련 말씀 구절
본문의 신학적 주제와 연관되는 성경 구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할례와 언약의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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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7:10-14: 할례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주신 영원한 언약의 표징으로 제정된 구절입니다. 여호수아의 할례는 이 창세기 언약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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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10:16: “그러므로 너희는 마음에 할례를 행하고 다시는 목을 곧게 하지 말라.” 외적인 할례뿐만 아니라 마음의 할례가 중요함을 강조하며, 이는 신약의 영적 할례 개념으로 이어집니다.
2. 하나님의 공급과 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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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12:14: 유월절을 영원한 규례로 제정하며, 이스라엘의 구원 역사를 대대로 기억하게 하신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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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16:35: 이스라엘 자손이 가나안 땅에 이르기까지 40년 동안 만나를 먹었음을 기록하며, 만나가 하나님의 신실한 공급을 상징함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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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6:33: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여호수아 백성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할례를 행하자 곧바로 만나가 그치고 땅의 소산물을 먹게 된 것과 같이, 영적인 우선순위가 채워질 때 물질적인 필요도 충족됨을 시사합니다.
3. 여호와의 군대 대장과 거룩한 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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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3:5: 모세가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신을 벗으라는 명령을 받는 장면으로, 거룩한 임재 앞에서 인간이 취해야 할 태도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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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서 2:10: “그러므로 만물을 위하여 또 만물로 말미암은 이가 많은 아들들을 이끌어 영광에 들어가게 하시는 일에 그들의 구원의 창시자(예수 그리스도)를 고난을 통하여 온전하게 하심이 합당하도다.” 여호와의 군대 대장은 정복 전쟁을 이끄시는 그리스도의 능력을 예표합니다.
깊이 있는 묵상: 길갈, 거룩한 분리의 장소
여호수아 5장의 사건들은 오늘날 성도들의 영적 여정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길갈에서의 재정비는 우리가 세상을 정복하기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할 영적 분리 및 헌신의 과정을 상징합니다.
1. 길갈: 과거의 짐을 벗어버림
길갈은 애굽의 수치가 굴러간 곳입니다. 우리에게도 길갈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죄, 실패, 불순종의 습관, 세상에 대한 의존 등 우리를 묶고 있는 영적인 짐과 수치를 주님 앞에서 고백하고 벗어버려야 합니다.
묵상은 우리가 여전히 세상의 논리(군사적 효율성)가 아닌 하나님의 거룩함의 논리(할례)를 따르고 있는지 질문하게 합니다. 할례는 고통스럽고 취약하게 만드는 과정이지만,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자녀 됨의 표징이요, 거룩한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입니다.
2. 만나의 중단: 성숙한 믿음으로의 전환
만나의 중단은 일상적인 기적에 의존하는 초보적인 믿음에서, 약속의 땅의 풍성한 소산을 믿음으로 경작하고 누리는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믿음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광야에서 기적적으로 먹이셨지만, 가나안에서는 그들의 노동과 순종을 통해 축복하십니다.
우리 삶에서도 영적 유아기에 경험했던 눈에 보이는 기적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이 떠나신 것이 아니라, 이제는 말씀과 기도를 통해 스스로 양식을 취하고 영적으로 자립하라는 부르심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를 “수확”하며 살아야 합니다.
3. 여호와의 군대 대장: 나의 대장은 누구인가?
여호수아의 질문(“너는 우리를 위하느냐 우리의 적들을 위하느냐”)은 인간의 모든 활동이 결국 두 진영 중 하나에 속하게 됨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군대 대장의 대답(“아니라”)은 더 높은 차원의 진리를 제시합니다. 하나님은 어느 한 편에 속하는 분이 아니라, 모든 존재와 상황을 초월하여 자신의 뜻을 이루시는 주권자이십니다.
묵상은 우리의 삶과 사역에서 내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가 선 곳은 거룩합니다. 우리의 일터, 가정, 봉사의 자리 모두가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성전입니다. 우리가 “나의 주여 종에게 무슨 말씀을 하려 하시나이까”라고 고백하며 주님의 뜻에 완전히 복종할 때, 비로소 우리의 싸움은 주님의 거룩한 전쟁이 됩니다. 신을 벗는 행위는 자기 의와 자기 힘을 내려놓고 오직 주님의 거룩한 권위에 순복하겠다는 철저한 헌신의 표현입니다.
기도문: 거룩한 길갈을 향하여
영원히 살아 계신 주 하나님 아버지,
오늘 저희에게 여호수아 5장의 길갈과 여호와의 군대 대장의 말씀을 허락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가나안 땅을 향해 나아가는 이스라엘 백성처럼, 이 세상 속에서 주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얻기 위해 분투하는 주님의 백성임을 고백합니다.
오 주님, 저희의 삶에 길갈의 은혜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저희가 알게 모르게 지고 있는 애굽의 수치, 곧 세상의 가치관과 타협했던 과거의 죄악, 끊어내지 못한 불순종의 습관, 그리고 노예처럼 저희를 얽매는 모든 불안과 염려를 주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부싯돌 칼로 육체의 할례를 행했던 이스라엘처럼, 성령의 불칼로 저희의 마음에 할례를 행하여 주시옵소서. 저희의 교만하고 뻣뻣한 마음을 부드럽게 하사, 오직 주님의 거룩한 언약 안에 거하는 정결한 백성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하옵소서.
저희가 혹 광야의 삶을 그리워하며 만나의 익숙함에만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이제는 주님께서 예비하신 약속의 땅의 소산을 믿음으로 경작하고 누릴 수 있는 성숙한 믿음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기적적인 공급을 의지하는 어린아이의 신앙을 넘어, 주님의 말씀과 동행하며 땀 흘려 순종하는 일상의 삶 속에서 주님의 풍성한 축복을 발견하는 성숙한 성도가 되게 하옵소서.
그리고 저희의 발걸음 앞에 여호와의 군대 대장으로 임재하여 주시옵소서. 저희의 삶의 모든 싸움, 곧 가정과 일터와 사역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영적 전쟁의 주도권이 저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만군의 여호와이신 주님께 있음을 고백합니다.
여호수아가 엎드려 경배하며 “나의 주여 종에게 무슨 말씀을 하려 하시나이까” 물었던 것처럼, 저희도 매 순간 주님 앞에서 겸손히 엎드려 주님의 뜻을 구하게 하옵소서. 저희 발에서 신을 벗게 하옵소서. 저희의 경험, 저희의 능력, 저희의 의지를 내려놓고, 오직 주님의 거룩한 권위 앞에 복종하게 하옵소서. 저희가 서 있는 모든 땅이 주님의 임재로 인해 거룩한 땅이 되게 하시고, 저희의 모든 발걸음이 주님의 군대 대장이 이끄시는 승리의 전진이 되게 하옵소서.
이 모든 말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