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여호수아 18장 1절~10절 (개역개정) 본문입니다.
여호수아 18:1~10
1절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실로에 모여서 거기에 회막을 세웠으니 그 땅이 이미 그들의 앞에 돌아갔음이나
2절
이스라엘 자손 중에 그들의 기업을 분배받지 못한 자가 일곱 지파라
3절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되 너희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신 땅을 점령하러 가기를 어느 때까지 지체하겠느냐
4절
너희 각 지파에 세 사람씩 택하라 내가 그들을 보내리니 그들은 일어나서 그 땅에 두루 다니며 그들의 기업에 따라 그려서 내게로 돌아올 것이라
5절
그들이 그것을 일곱 부분으로 나누되 유다는 남쪽에서 자기 경계에 머물고 요셉 족속은 북쪽에서 자기 경계에 머물지니
6절
그 땅을 일곱 부분으로 그려서 이리로 내게로 가져오라 내가 여기서 너희를 위하여 너희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제비를 뽑으리라
7절
레위 사람은 너희 중에 분깃이 없나니 여호와의 제사장 직분이 그들의 기업이 됨이며 갓과 르우벤과 므낫세 반 지파는 요단 저쪽 동쪽에서 이미 기업을 받았나니 이는 여호와의 종 모세가 그들에게 준 것이니라 하니라
8절
그 사람들이 일어나 떠나니 여호수아가 그 땅을 그리러 가는 자들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가서 그 땅으로 두루 다니며 그려서 내게로 돌아오라 내가 여기 실로에서 여호와 앞에서 너희를 위하여 제비를 뽑으리라 하니
9절
그 사람들이 가서 그 땅으로 두루 다니며 성읍들을 따라 일곱 부분으로 책에 그려서 실로 진영에 있는 여호수아에게로 돌아오니
10절
여호수아가 실로에서 여호와 앞에서 그들을 위하여 제비를 뽑고 거기서 이스라엘 자손의 지파대로 그 땅을 분배하였더라
여호수아 18장 1~10절
“이미 주어진 땅 앞에서 머뭇거리는 신앙”
1. 본문 요약
여호수아 18장은 가나안 정복이 일정 부분 완료된 이후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미 여러 차례의 전쟁을 통해 땅을 차지하였고, 실로에 회막을 세움으로써 하나님 임재의 중심을 확립하였다. 전쟁은 어느 정도 끝났고, 공동체는 안정의 단계에 접어든 듯 보인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중요한 문제가 드러난다. 이스라엘 열두 지파 가운데 일곱 지파가 아직 기업을 분배받지 못한 상태였던 것이다. 이는 땅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직 점령하고 나아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호수아는 이 사실을 지적하며 백성에게 묻는다.
“너희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신 땅을 점령하러 가기를 어느 때까지 지체하겠느냐.”
이에 여호수아는 각 지파에서 세 명씩 사람을 택해 땅을 정탐하고 기록하게 하며, 그 결과를 가지고 여호와 앞에서 제비를 뽑아 분배하겠다고 말한다. 모든 과정은 실로에서, 곧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진행된다.
결국 이 땅의 분배는 인간의 계산이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 결정과 질서 속에서 이루어진다.
2. 신학적 해석
1) 이미 주어진 약속과 아직 누리지 못한 현실
이 본문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신학적 긴장은 “주어졌으나 점령되지 않은 땅”이다. 하나님은 이미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에게 주셨다. 이는 출애굽기와 신명기를 통해 반복적으로 선언된 약속이다.
그러나 약속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순종과 실천 없이는 누려지지 않는다.
여호수아 18장은 믿음의 공동체가 자주 빠지는 함정을 보여준다.
구원은 받았으나, 삶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머뭇거리는 신앙이다.
이는 신약의 성도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영적 복을 받았으나, 실제 삶에서는 여전히 두려움과 안일함 속에 머무를 수 있다.
2) 실로와 회막, 하나님 중심 질서의 회복
이스라엘이 실로에 회막을 세운 것은 단순한 행정적 조치가 아니다. 이는 하나님이 공동체의 중심이 되셨다는 선언이다. 땅의 분배조차도 여호와 앞에서 이루어진다.
이 장면은 하나님의 백성이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정착과 안정의 시기일수록, 인간은 하나님을 주변부로 밀어내기 쉽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모든 결정을 하나님 앞에서, 예배의 자리에서 진행한다.
신앙의 성숙이란, 삶의 중요한 선택일수록 하나님을 중심에 두는 것이다.
3) 제비뽑기와 하나님의 주권
제비뽑기는 우연처럼 보이지만,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주권적 인도를 나타내는 도구로 자주 등장한다. 잠언은 말한다.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
이스라엘은 땅을 놓고 다투지 않는다. 계산하지도 않는다.
하나님께 맡긴다.
이 장면은 공동체 안의 갈등을 예방하는 지혜이자,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는 신앙 고백이다.
3. 관련 말씀
- 민수기 33:53
“너희는 그 땅을 점령하여 거기 거주하라 내가 그 땅을 너희에게 주어 소유가 되게 하였음이라” - 히브리서 4:1
“그러므로 우리는 두려워할지니 그의 안식에 들어가기를 약속하신 때가 아직 이를지라도 너희 중에 혹 미치지 못할 자가 있을까 함이라” - 잠언 16:33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
4. 깊이 있는 묵상
이 본문은 우리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하나님이 이미 주셨는데, 나는 왜 아직도 머뭇거리고 있는가?”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때가 아직 아닌 것 같아서요.”
“조금 더 준비가 되면요.”
“상황이 나아지면요.”
그러나 여호수아의 질문은 단호하다.
“어느 때까지 지체하겠느냐.”
믿음은 완벽한 조건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믿음은 하나님이 주셨다는 사실을 붙들고 한 걸음 내딛는 결단이다.
또한 이 본문은 우리로 하여금 공동체적 신앙을 돌아보게 한다.
땅은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이 공동체에 맡기신 선물이다.
그래서 분배의 과정은 예배의 자리에서 이루어진다.
오늘 우리의 삶에서도 중요한 결정들, 가정의 문제, 사명의 방향, 관계의 선택이
과연 하나님 앞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5. 기도문
하나님 아버지,
이미 주신 은혜 앞에서 머뭇거리며
두려움과 안일함 속에 머물러 있던 저의 모습을 고백합니다.
주님께서 주신 약속의 땅을
믿음으로 밟아 나아갈 용기를 주소서.
상황을 계산하기보다
말씀을 신뢰하게 하시고
지체하는 신앙이 아니라 순종하는 신앙으로 살게 하옵소서.
우리의 모든 선택과 결정이
실로의 회막처럼
주님 앞에서 이루어지게 하시고
제비를 뽑듯 모든 결과를
주님의 주권에 맡기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이미 주신 은혜를
온전히 누리며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 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